"모든 시작은 조금 더 큰 아크백을 갖고 싶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기존 아크백이 가진 실루엣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조금 더 크고 여유로운 사이즈를 만들고 싶었죠.
그런데 사이즈를 키우는 일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기존의 가죽도 물론 훌륭했지만, 크기가 커질수록 우리가 원하는 형태감이 충분히 표현되지 않았습니다.
아크백 특유의 자연스러운 곡선과 볼륨, 그러면서도 무너지지 않는 실루엣을 위해서는 가죽부터 달라져야 했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아크백을 위한 가죽 개발이 시작되었습니다."
"가죽에서 다시 시작하다."
우리가 찾은 곳은 명품 하우스에 가죽을 수출하는 전문 R&D 센터였습니다. 수많은 가죽 원지 중에서 아크백에 가장 잘 어울리는 소재를 고르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가죽의 두께와 밀도, 손으로 만졌을 때의 촉감, 그리고 가방의 형태를 잡아주는 힘까지. 하나씩 살펴보며 아크백에 맞는 균형을 찾아갔습니다.
"우리가 찾은 두께, 1.7T"
너무 두꺼우면 가방이 무겁고 단단해지고, 너무 얇으면 원하는 형태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여러 조건을 고려한 끝에 선택한 두께는 1.7T. 지나치게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두께입니다. 점보 사이즈에서도 자연스러운 볼륨을 만들면서 아크백 본연의 실루엣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컬러에 컬러를 더하다."
두께만큼 중요했던 것은 가죽의 표면과 컬러였습니다. 우리가 원했던 것은 인위적인 광택이나 지나치게 균일한 표면이 아닌, 토고 가죽 특유의 자연스러운 결이 살아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매트한 컬러 표현이 가능하도록 염료를 조정하고, 가죽 본연의 텍스처가 돋보이도록 컬러를 입혔습니다. 컬러 역시 평범한 블랙, 브라운, 아이보리에서 멈추고 싶지 않았습니다.
MATTE BLACK
블랙에는 광택을 덜어내 깊이를 더한 매트 블랙
MUTE BROWN
브라운에는 한 톤 차분하고 부드러운 기운을 담은 뮤트 브라운
SANDSTONE
아이보리에는 모래와 스톤 사이의 은은한 색감을 담은 샌드스톤
같은 블랙도, 같은 브라운도 미묘한 톤의 차이로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우리가 원했던 것은 단순히 예쁜 색이 아니라, 가죽의 질감과 아크백의 형태를 가장 아름답게 보여주는 컬러였습니다. 빛에 따라 은은하게 달라지는 표정, 손끝으로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질감. 그렇게 컬러에도 오르만의 취향을 더했습니다.
"사이즈의 변화가 아닌, 완성도의 변화."
점보 사이즈를 만들고 싶다는 작은 생각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는 결국 가죽을 새롭게 개발하는 과정으로 이어졌습니다. 단순히 가방을 크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커진 사이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소재를 찾는 일.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차이일 수도 있지만, 결국 전체의 감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디테일입니다.